Partenkirch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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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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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 

요즘 동네가 정말 한산하다. 학기가 끝나서 학생들이 모두 집에 간 것 같고, 여름 휴가 철이라 있던 사람들도 모두 자리를 비운 느낌이다. 아침에 등교하거나 출근하는 사람들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 


매일매일 아침마다, 아 오늘은 또 어떻게 보내나 싶어 막막한 기분이 든다. 소리가 없이 조용한 곳에서 눈을 떴을 때 더 혼자 인 것 같은 느낌. 그럴때면 장윤주 노래를 종종 들었다. 혼자여서 자유로워서 너무 좋아~ 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이것도 분명 좋은 일이야. 암암 자신을 타이르 듯 그랬다. 근데 난 이제 이런 적막이 싫은데, 어쩌지. 한 때는 많은 소리를 힘들어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적막을 힘들어 한다. 어떻게 다시 좋아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까. 사무실도, 집도 고요하기만 하다. 그 적막이 너무 숨막힌다. 적막을 깨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음악을 틀고, 커피를 만드는 일 등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 춘천에 있을 때 모닝 라디오가 참 좋았는데, 왠지 잘 안된다 여기에서는. 


사실 이것도 웃긴다. 내가 여기서 똑같은 생활을/똑같은 집에서 지금 3년 넘게 하고 있는데, 왜 요즘 와서야 그렇게 숨막혀 하는 걸까 대체. 처음 해보는 것도 아닌데. 


일은 더디다. 계획세운 마일스톤들이 역시나 밀려버렸다. 이렇게 무의미한 계획을 자꾸만 세우는 것 같아 그것또한 답답하다. 정말 끝나기나 할 까 이 생활이. 언제쯤 마지막 글쓰기만 남기고, 정리할 타이밍이 올 까. 나는 그때 정말 힘을 내서 잘 할 수 있는데, 이 끝이 없는 데이터 가공이 정말 지친다. 이 고요한 여름이, 그 갑갑함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여름 처럼 해도 길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때에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갇혀버렸는지 모를 일이다. 누구는 하루에 열시간은 해야 졸업한다던데, 난 다섯시간은 하는지 모르겠다. 휴.. 


여름밤에 어울리는 영화 보면서,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둔 화이트 와인이나 한잔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러다 알콜중독 삘.. 


내일은 나가서 지원서를 써야겠다. 얼른 써서 수정하고, 고치고, 의견도 받고 해야해. 이번엔 정말 훌륭한 지원서를 만들어야 한다. 

꼭 그렇게 할거야. 



그리고 오늘부로 목표도 생겼잖아?!

10년 후 뉴욕 정착?! ㅎㅎ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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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지루하고 권태롭다.


재밌는 노래도 없고, 즐거울 일도 별로 없다. 

하루를 어떻게 시작해서, 보내고, 끝내야 하는지 갑자기 머리가 텅텅 비어버린 기분이 든다.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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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면 대단한 하루였다. 오늘 오후 4시 반 까지 잤으니까..

이번 주 내내 잠을 많이 잔다, 계속 자도자도 피로가 안풀린다 싶었는데 이렇게 계~~~속 잘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비가 온 것도 한 몫 한 거겠지.. 

느즈막히 동네 마실 가듯이 포펠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슈퍼가서 장 보고 그랬다.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 하고, 밥해서 먹고 등. 집안일도 하고, 영화도 내리 세편이나 봤다. 

뭐 이런 하루도 다 있지 싶은데, 다시 컨디션 회복이 안될 까 싶어 취침시간 되돌리기를 해야하는데 담주도 내내 설칠까 걱정이다. 휴.

독일 총기 사건으로 이곳저곳에서 연락을 좀 받았다. 독일 총기 사건은 나도 여기 있는 동안 처음 보는 거라 좀 놀랐다. 점점 살기가 복잡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한몸 건사하기도 너무 힘들어.. 

영화보는 내내 더 어렵게 느껴졌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고. 아주 기본적인 것 같으면서도, 어렵게 느껴진다. 


후후후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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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금요일.

오늘은 공식적으로 학기 마지막 날. 수업이 없는 나는 사실 학기가 끝나던 말던 별 상관은 없지만, 학기 중에 등록해 놓은 모든 스포츠 수업이 끝나는 날이기도 하니깐 나름 의미가 있다면 있다. 그리고 아마 다음학기는 등록을 안할 수도 있으니까, 학생으로서의 시간의 끝에 다와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학기 처음으로 언어 수업 안들어봤고, 대신 운동 새로운거 좀 시작해 봤고, 하나 끝내봤고 그렇다 (이제 줌바 그만). 작년 이맘때 온 식구들이 다 와서 여행다녔던 걸 생각하면 올 여름은 참 차분하다. 그게 고작 일년 전 이라니.. 그 일년사이 또 많은게 달라진 기분이다. 


왠지 집으로 바로 가고 싶지가 않아서, 운동 끝나고 엄청 덥기도 했고, 노트북(^^)도 들고나온 김에 스벅에 왔다 오랜만에. 아이스모카 시켜놓고, 다시 이번 주말은 뭘 하면서 어떻게 잘 보내나, 당장 오늘 저녁은 뭘 먹지 뭐 그런 생각 하면서 끄적끄적 앉아있다. 톰선생한테도 나의 어플리케이션 소식을 이메일로 알리고, 레퍼리 돼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 논문이 나간 다음이라 사실 마음 좀 편하게 부탁했다. 레터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혹시나 모를 연락이 왔을 때 놀라지 않으시라고 미리 알려드린 거. 

그러고 보니 이번 주말엔 이제 그 어플리케이션 준비도 좀 해야겠구나, 그리고 다음주 수요일에 또 미팅이 있을 거니까, 주말도 놀아버릴 수도 없고, 일이 많다. 학기 마지막이라 담주에 시험있는 애들 많아서 도서관은 너무 붐빌 것 같은데.. 어떻게 잘 보내야 하나 고민.. 


10월에 여기는 새학기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8월에 열리는 어플리케이션이 좀 있다. 하나는 아주 좋은 연구소에 포닥 자리인데, 이건 욕심은 나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일일 것 같아 지원할 수가 없다. 며칠 좀 고민했는데, 역시 안하기로.. 학위도 꼭 있어얄 것 같고 (그치만, 학위 따고 3년이 지나면 안된단다..), 욕심으로만 해선 안되겠지... 레퍼런스 레터도 필요한데;; 이렇게 불확실한 마음으로 레터를 부탁하기도 그렇고. 아.... 이 여름 휴가 기간에 잡 어플리케이션이 웬말이냐.. 레터 부탁하기도 아주 죽겠다.. 스벤은 담달 말에, 톰선생은 담달초에 가시니까 휴가, 그 전에 커뮤니케이션 미리미리. 


더워서 그런지 입맛이 없네, 뭔가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외식하긴 요즘 쇼핑을 많이 해서 안된다. 저번주 부터 아주 섬머 쇼핑 땜에.. 왜이러나 몰라 정신차리삼.. ! 이러고 살 때가 아니야 펀드도 곧 끝나가는데... 하하하하 

일단 가야겠다 집에. ㅎ 고고-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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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블로그 일기. 

짧았지만 많은 생각과 다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다시 블로그에 돌아와서 기쁘다. 이제서야 정상복귀 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고. 

구구절절 말이 길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해야한다는 것과 나 자신을 꿋꿋하게 지킬 수 있는 자신감 정도로 정리를 했다. 너를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고, 너로 인해 나를 더 좋아하게 되는 관계. 요즘 다시 잘 보고 있는 독신 만화에서 이상적인 관계로 둘이 만나 그 둘의 세계가 더 확장되어감을 느낄 때 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것이 참 좋았다. 나랑 너가 가까워지면서 너 때문에 내 세계가 좁아지는게 아니라, 또 너와 내가 떨어져 있어야만 그만큼 내 공간이 더 생기는게 아니라, 나랑 너가 같이 있는 그 공간 자체가 확장해서 둘이 꼭 붙어 있지 않아도 그 공간에서 자유로운 관계. 둘이 딱 붙어 있어야만 같이 있을 수 있는 한뼘 짜리 자리 말고, 온 우주를 다 함께할 수 있는 넓은 관계. 너가 어디에 있어도 그것이 우리의 세계의 연장이지, 둘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관계. 충분히 자유롭지만, 그 안에서 안정감을 주는 관계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일희일비 하지 말고, 더욱 큰 마음을 갖고, 불안해 하지 말자고. 큰 사람이 되거라 나 말야 나. 


이틀 반짝 덥더니, 다시 구름이 끼고 흐러졌다. 이렇게 비가 오면 다시 추워지겠지. 맵고 단 엄청난 양의 떡볶이를 먹고 싶어서 (아마 점심에 케익을 먹은 것이 그 이유..단짜의 노예), 집에와서 한 냄비 떡볶이 국을 끓여 스파게티 면 넣고 삶아 먹었다. 하하하;; 바이에서 정말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넣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을 때, 해봤던 방법인데, 그렇게 한 그릇 먹고 났더니 뭔가 바이에서 마지막에 석사 논문 쓰던 느낌이 자꾸 들었다. 지금도 그렇지. 거의 마지막으로 달리고 있으니까. 바이에서 논문 쓰는 며칠, 아주 기억에 남는 며칠이 떠올랐다.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보고, 분석을 하고 결과를 만드는 것에 상당한 부담이 있었다. 두려워서 자꾸 피하고만 싶고, 도망 다니고, 제대로 마주할 수 없어서 그게 진도를 더디게 한 이유였던 것 같다. 그 덕에 인트로 같은 글쓰기를 좀 했지만, 결과가 없으니 사실 글 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른 자료들을 많이 보면서, 그 두려움에 마주서려고 노력했다. 두려운 이유가 뭔지, 그것에 이름을 붙이고, 이름을 붙이니 해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금 마주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이름으로 불릴만큼,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아 다 그렇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던 것도 큰 일. 이제 다시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두려운 마음에 연구하는 일을 나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두달 정도 남았다 9월 말 까지. 마지막으로 한 번 뭔가를 잘 해보고 싶은 시기. 중요한 시기이고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게으른 모습도 이해할 수가 없다. 역시 동기부여 만으로 사람을 바꾸는 건 정말 쉽지 않구나를 다시 느끼면서, 나를 잘 잡고 다독거리려고 하고 있다. 그래 이제, 데이터를 마주하자, 그 다음에 플랏팅을 하고, 코어서들 공유를 하고, 그 와중에 글씨를 좀 쓰면 되겠다. 다음주 말까지 공유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8월에 새로운 논문 시작하고, 8월 20일에 교수님 휴가가시기 전까지 드라프트 만들 수 있다. 교수님 휴가가시면 챕터1을 쓰기 시작해야해. 대충 이런 계획. 여기서 가장 큰 관건은 역시나 데이터를 마주하는 일, 플랏팅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이냐.. 일 것 같다. 그 다음 연구도 결과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 수 있냐 인 것 같다. 이제 라이팅은 점점 덜 두려워지고 있어. 


나에게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수행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잘 해보자. 

역시 하루 무리하면 바로 그 다음날 탈이 나고 잘 못해서,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잘 해 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제 밤새고 바로 거뜬히 나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렇게 단타로 끝낼 수 있는 성격의 문제도 아니고. 꾸준히해야 해. 의식하지 않고. 


행복한 계획 세우기-

자, 이 생활이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되면, 

악기를 배울 것이야. 전자 악기. 베이스면 더 좋고, 기타도 좋음 ㅎ 

수영을 배울 것. 이건 정말 너무 더디다. 수영 왠지 내 인생 운동이 될 것 같은 기분. 

언어. 독어, 불어 깊게 배우기. 독어는 정말 조금 더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단어가 너무 모자라. 

신난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