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enkirchener

08.15

카테고리 없음

요즘 톡투유를 하루에 두세편 씩 본다. 말이 두세편이지 시간으로 두세시간이다. 저녁 시간을 대부분 허비한다. 대체 나는 왜이러고 있는걸 까. 지금 육십 몇 편까지 나왔으니까 시간이 꽤 됐는데 이번에 처음봤다. 모든 차수를 다 볼 때 까지 이런 몰아보기가 계속될지.. 걱정이다. 2013-2014년 법륜스님 말씀 엄청 들었을 때 처럼 그냥 주구장창 듣고 있는 것 같다 요즘. 티비로 보다가 최근 팟캐스트로 찾아서 이제 라디오로 들으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더 나을 듯. 

다 보고 나서는 꼭 혼자 중얼중얼 거린다... 혼자 살면서 혼잣말이 많아졌다.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을 까. 지금 내 인생이 정말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그러면서 혼자 중얼중얼. 머리로 생각했을 때 보다 혼자 중얼중얼 거리면 조금 더 털어버린 기분이 드는 건 역시 기분 탓인가. 


내 만화와 티비 취향이 점점 잔잔한 감동? 힐링 쪽으로 가고 있다. 격하게 웃기는 거, 혹은 격하게 스토리가 막 진행되는 거는 마음이 불편해서 보기가 힘들다. 누구랑 같이 보면 몰라도. 혼자서는 그 스트레스를 다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걸 좋아한다. 마음이 많이 힘들지 않아서 그냥 틀어놓고 멍때리는 용으로 보는 것 같다. 첨밀밀이 요즘 자꾸 다시 보고싶어진다. 그 장면들이 요즘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 즐겨보던 웹툰 중에서도 스토리가 갑자기 갈등구조가 되면 보지 않는다. 그 속에 갈등들도 요즘은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 아니면 그 스토리가 완결 됐을 때 결론을 보고 내용을 한번에 보거나. 


최근들어서는 혼자 있는 생활을 계속 답답해 하고, 답답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막상 입 밖으로 답답하고, 무엇이 힘들고를 말하고 듣는 사람 입장이라고 내가 반문을 하면서 스스로 대화를 해보면, 글쎄 그게 꼭 힘들기만 한 건가 하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된다. 막상 입밖에 나오면 별로 힘든 게 아닌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은 공부에 대해 중얼중얼 거렸다. 요즘 내가 공부에 재미 없어 하는 거, 이유가 뭘 까 생각해 봤다. 공부하는거 재밌어서 여기까지 온거잖아. 대체 이제와서 왜이렇게 힘들어 하는 거야. 지금 하는 공부가, 해도 모르는 것 투성이, 해도 완성될 수 없는 것 처럼 여겨진다. 벽보고 얘기하는 것 처럼. 공부를 하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알수록 점점 넘어야 할 산이 자꾸 추가되는 기분이 든다. 그런게 박사과정 공부인가 싶기도 하고, 뭔가를 알아가기엔,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걸 자꾸 깨우치는 것 같아 점점 무기력 해 진다. 특히 이번 분석이 그렇고.. 

역시 핑계 겠지..


오늘 들은 톡에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목표를 알고 가는 길은 얼마나 쓸쓸한 가 하고. 여행가는 길이 즐거우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지 않을 까. 계속 아 몇시간 남았나, 얼마나 왔나 확인하는 것 보다 더 즐겁지 않을 까. 그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내가 지금 고등학생이나 중학생을 보면서 종종 했던 생각, 그때 공부가 재밌는 거라는 걸 알고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 까. 내가 중학교 때 국사가 그냥 외우는게 아니고 그 시대를 이해하고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따라 되짚어 보는 거 였다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 까. 분명 좋아하는 과목들은 그런 이유로 좋아했던 것 같다. 국어와 고1과학을 좋아하고, 영어는 싫어했다. 내가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살 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소화기관을 하나하나 상상하고 따라가면서 배우는 것도 재밌다고 생각했고, 문학을 읽고 이해하는 것도 좋아했다. 모든 과목을 그렇게 접근할 수 있었더라면 내가 지금 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자녀가 있으면 꼭 그걸 가르쳐줘야지 하고 생각했다. 

내가 나중에 돌아봐서도 마찬가지지 않을 까. 박사 끝내는 것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게 얼마나 재밌는 과정이었나 생각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 까 하고. 그렇게 내 인생에 그 과제만 하라고 주어진 시간이 있을 까. 앞으로 공부가 끝나서 직업인으로 일하는 사람이 되어서 내려오는 과제를 처리하기만도 벅찰 텐데 온전히 나에게 주어진 과제 라는게 있기는 할 까. 그러니 나는 공부에 하나하나 더해가면서 즐겁게 해야하는 것 아닐 까. 


칠판에 잔뜩 데드라인을 적어놨었다. 하나도 지켜지지 못한 나의 데드라인. 엊그제 본 톡 주제는 결심이었는데 어떤 남학생이 본인이 병적으로 계획을 많이 세우고 수정하고 다시 세우고를 반복하는 것을 고민이라고 했다. 내가 그 남학생보다 심한 증상인 것 같았다. 나는 내 평생 항상 일기장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언제 부터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확실히 대학 가서는 일기와 다르게 스케쥴 정리 하는 노트를 항상 채우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그게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박사공부 처럼. 뭔가 긴 호흡을 가지고 해야하는 일에서 특히나 못하고, 계속 계속 지켜지지 못한 약속이 늘 수록 내 자신감이 떨어지기만 한다. 

오늘 그 못지켜진 데드라인을 다 지웠고, 칠판에 크게 ' 과정을 즐기자' 라고 적었다. 갑자기 내 메디 연구도 재밌어 지는 것 같다. 뭘 하려고 했더라, 왜 거기가 문제였더라, 나는 무슨 기여를 할 수 있을 까 다시. 처음부터. 


내일 회의도 해야하는데, 이런 핑계나 대고 있어도 될지 모르겠다. 








08.11

카테고리 없음

오늘까지 지원이었는데 데드라인이 연기됐다. 

지원서 준비한다고 요즘 도서관에 좀 자주와서 앉아있는데, 방학이라 사람이 덜 있고, 학생증 검사도 안하고 종종 구 언니랑 만나서 같이 오는 것도 나쁘지 않고 괜찮은 느낌이다. 

강 옆에 아주 큰 창문이 펼쳐진 공간이라 바로 창문옆에 자리를 맡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종종 물도 바라보고 정말 좋은 오피스가 된다. 컴퓨터 콘센트 욕심 안내면 그냥 책상은 빈자리가 꽤 있다. 

저녁을 오히려 간단하게 해결하면 지치지 않고 좀 더 오래앉아 있을 수 있다. 어제는 저녁 많이 먹어서 망함. ㅎ

오늘은 배터리 오래가는 컴터 들고나와서 창가옆에 자리 잡고, 킹스오브컨비니언스 들으면서 여유롭게 앉아있는 기분이 오랜만에 무척 행복하다. 정말 행복한 기분. 꽉 채워진 기분. 

내가 의지하는 사람에게 받는 신뢰가 그리고 사람들간의 소통이 무척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많이 움츠러들고 외로웠는데, 이제는 좀 더 꽉 채워진 기분이 든다. 

자신감도 좀 더 회복되는 것 같고...


저번주까지 나를 힘들게 했던 이메일 30통 보내기를 막상 실행했더니, 그 중 1/3 정도가 답을 주셨다. 이렇게 답을 주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무척 감동?적이었다. 모두가 다 자기 할일만 바쁘다고 하기 보다는 연구나, 자기 연구가 출판된 후에도 어떻게 쓰임이 있는 지 등에도 관심을 보여준 것 같아 훈훈했다. 


졸업한 친구들 논문 보면서 다시 논문 레이아웃을 생각했다, 여러가지 편집내용도 생각하고. 아직 끝이 안온 것 같아 초조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원하는 과정에서 담당자와 몇번 컨택해서 연락하는 것도 기분 좋은 느낌이다. 이렇게 했을 때 모두 결과가 좋았다. 석사 때도, 박사 때도 지원 전에 몇 차례 커뮤니케이션 했던 것이 좋게 작용했던 것 같다. 한번 잘 해봅세.


우리 이제 진짜 힘내자.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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