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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11.02
  10. 10.2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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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내 우울감이 올라가다보니 부부관계도 안 좋아지는 상태로 점점 가고 있었다. 어제는 처음으로 애 앞에서 둘이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는데, 애는 처음에는 우리 목소리를 저지하려고 자기도 같이 소리를 지르다가 우리 말이 길어지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노는 거 같았는데 그 속은 아무도 모르지... 애 앞에서 싸우는게 그렇게 안좋다던데 최악의 부모가 됐다. 애 태어나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저녁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남편은 자기 방 들어가서 일 하고, 나는 그냥 저녁에 유투브 예능이나 보면서 시간을 떼웠다. 정말 뭐가 재밌어서 본다기 보다는 그냥 뭔가 멍해져야하니까 틀어놓는 느낌으로 몇 시간을 그러고 있었다. 우리 관계가 왜 이렇게 됐나 싶어 생각하는 중에, 뭔가 임신 후에 관계가 더 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찜찜했다. 인터넷에 보면 사이가 틀어진 부부가 둘째 후에 다시 합치는 부부들도 나오던데 우리는 사이가 둘째 생기기 전 까지 좋았고, 갑자기 둘쨰가 생긴 후 안 좋아진 것 같아 뭔가 스스로를 원망했다. 왜 임신은 왜 가지고... 

 

오늘 우리 가족 코로나 극복 기념 외출을 오랜만에 했다. 나가서 애기가 맨날 목 빠지게 기다리는 마차도 타고 (마차가 우리 집 앞을 지남..), 교회에 가서 초에 불도 하나 붙이고 손 맞잡고 기도도 했다. 마차도 생각보다 무척 힐링 됐는데, 한 시간 동안 그냥 말이 이끄는 길을 뒤에서 타고 있는 것도 참 편안했다. 날씨도 좋고, 기분이 좋았고, 우리 셋이 꼭 붙어 앉아서 애기가 좋아하는 걸 보는 것도 무척 행복했다. 그냥 들어가기가 그래서 교회에 들어가 기도했다. 교회에 아무도 없었으므로 남편이 말로 중얼중얼 하는 기도를 듣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 코로나 잘 이겨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감사기도와 함께 우리 새싹이도 끝까지 잘 지켜봐달라고 하는 기도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어제 엄마는 널 원망했단다. 

 

정신 차려보니 1월이 일주일 남았다. 이제 진짜 정상화 해야할 때 이다. 내일은 일을 좀 해야지...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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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제서야 음성을 받고 오늘 어린이집으로 복귀했다. 

약 3.5키로 정도 떨어진 병원을 가는데 당연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가 없고, 걷기에는 먼 거리라 뒤에 애를 태우고 자전거를 타고 갔다. 하필 진눈깨비처럼 눈도 계속 내리고 내 몸도 홀몸이 아니라 시작에 좀 긴장이 되어 좀 쫄았지만, 어제 티비에 나온 의사선생님 말씀대로 임산부들은 활동을 많이 해야한다고,, 그냥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 힘든 거 말고는 아무렇지 않았다. 내가 괜히 겁 먹었었네. 그래도 눈이 막 얼굴로 떨어지니까 애기가 뒤에 타서 조금 힘들어하는 눈치라, 햇살아~ 응, 햇살아~ 응, 애를 계속 부르고 달래면서 자전거를 탔다. 그렇게 음성 결과를 받고, 우리의 모든 코로나 관련 격리는 해제 되었다. 휴. 돌아오는 길에 이게 무슨 기분이었냐면, 글쎄 뭔가 그 위기 상황에 있을 때는 엄청 이걸 해결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끝나니까 쫘악 현타 오는 기분으로 엄청 쳐졌다. 격리해제가 기쁘기 보다, 아 내가 원래 뭐했던 사람이었고, 어디까지 뭘 했었는지 다시 돌아가려니 잠깐 멍- 했다고 해야하려나. 아 어디였나 그 지점이.

 

약 두 달전에 지원한 지원서는 오늘 최종적으로 서류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뭐 개별통보가 온건 아니고, 서류합격자 명단을 공개 하면서 그냥 자동적으로 불합격통보를 받은거다. 그래도 이렇게 깔끔 해져서 다행이다. 올해는 어떻게 시작해봐야 하나 고민인데, 출산도 있고, 당장 지원을 또 열심히 하기는 어려울텐데, 출산 가기까지 7-8개월 중에 이제 1달은 벌써 까먹었고, 나머지 6개월 동안 뭘 마무리 하면서 살아야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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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랑 나는 음성 결과 받고 자가격리가 공식적으로 해제 됐다. 

10일 별로 힘들지 않게 잘 버텨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게 마지막이 되니까 뭐가 한꺼번에 오는지 오늘은 좀 내내 힘들었다. 특히 애는 아직 하루 더 남았고, 하루가 삼일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니까 갑갑했다. 이 갑갑함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무기력했다. 

역시나 호르몬의 장난인지 요즘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 다들 예쁘고 잘나가는 거 같고, 나는 관리도 안된 푸석한 얼굴에 임신으로 점점 뚱뚱해지는 몸, 게다가 일로 복귀는 커녕 아무도 날 찾지도 않는다. 두달 전에 지원한 건 아예 소식도 없고, 보통 안되면 안됐다고 얘기라도 해줘야지 영 찜찜하다. 이렇게 올해가 찜찜하게 시작되다니.. 나는 누군가, 여기는 어딘가. 나야말로 사라지고 싶다 그냥.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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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후딱 지나갔다. 

처음 양성 판정을 받고 어벙벙 했는데, 우리가 집에 칩거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출산 직 후 록다운 걸림), 우리는 나름 잘 지냈다. 다만 다들 몸이 정상은 아니라 서로들 예민했고,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는 그 무서무이 엄습할 때면 서로들 침묵했다.

 

처음 3-4일. 

처음 3-4일 남편은 꽤 앓았고, 늘 셋이 같이 자다가 남편이 자주 사라지자 아이는 불안해지지 시작했다. 침대에만 눕혀도 싫어했고, 남편이 잠깐 자리를 비우는 것도 싫어했다. 원래도 아빠아들이었지만, 이번에 훨씬 더 많이 아빠 아들이 되어서는 아빠가 꼭 붙어있었음 했다. 가여운 것. 우리는 아이가 감염되는 걸 최대한 막기위해 마스크를 내내 썼는데, 어쨌든 마스크를 24시간 쓰는 건 쉬운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무슨 방호복 입은 것도 아니고, 어디에나 구멍은 존재하기 때문에 손 씻는거 부터 나는 예민해져갖고, 남편에게 더 코멘트 하기 시작했고, 그런 나를 남편은 힘들어했다. 남편은 본인도 아파 죽겠는데, 내가 너무하게 느껴졌으리라.. 그래서 우리는 점점 그래 이렇게 가다가는 아이가 걸릴 수도 있겠다. 그때를 대비해야겠지.. 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남편이 조금 차도를 보이자, 아이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을때 절망했지만, 한편으로는 올것이 왔구나 싶어 어떻게 보면 조금 홀가분하기도 했다. 남편과 나는 상의 끝에 마스크를 벗었는데, 우리는 어떻게해서든 아이가 덜 아픈 쪽으로 대동단결되어서 둘이 싸울 시간은 좀 줄었다. 다행히 열은 엄청 치솟진 않았고, 38.5도 선에서 하루 열을 앓고, 그 다음은 기침과 콧물 감기 식으로 이틀 더 했다. 아직도 조금 힘든 것 처럼 보이지만, 이제 먹는것도 꽤 먹고, 잘 놀고, 잘 잔다. 이제 시간이 잘 지나서 아이한테서도 바이러스가 없어지면 다시 어린이집에도 갈 수 있겠지.

 

나는 어제오늘 다 집에서 하는 자가테스트에서 음성 결과를 보이고 있고, 남편도 오늘 해본 자가테스트해서 음성 결과가 나왔다. 월요일이 우리의 자가격리 마지막 날이고, 테스트에서 음성이 나오면 자유가 된다. 생각했던 올해의 시작보다 딱 일주일 늦어졌지만, 그래 일주일이면 다행이지.. 꼭 월요일에 자가격리가 해제되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아이는 바이러스가 좀 늦게 시작해서 좀 더 갈 수도 있는데, 그래도 우리가 자유의 몸이 되면 장도 볼 수 있고, 내가 산부인과가서 아이도 확인해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휴.

 

그래 딱 일주일 그냥 늦어진거다. 2년 동안 우리를 공포에 몰았던 그 대상에 막상 걸리고 나니, 처음 3-4일의 공포와 두려움을 제외하곤 이제는 좀 차라리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그래 너 였구나. 그래도 다행히 우리가 걸린 오미크론이 경증이 많다고 하고, 바이러스가 처음과 다르게 많이 변해서 우리도 가볍게 지나간거 아닌가 싶어. 감사하다.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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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밝았다.

연말 연휴를 마치고 오늘부터 애기는 어린이집으로 우리는 일터로 복귀해야 할 때 이지만. 우리는 휴가 중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어디서 어떻게 걸렸는지 확실하지 않고, 이제는 너무 많아져 버려서 그런지.. 우리가 실내로 방문한 곳은 모두 백신 패스가 적용되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구멍은 어디에나 존재하나 보다.

 

처음 자가 테스트로 양성을 보고, 주치의에 전화해서 피씨알을 받았다. 남편은 피씨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일말의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었는데, 역시나 양성이었다. 나는 이미 증상이 지나고 난 다음인지 며칠동안 피곤했던 것도 좀 나아지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는데, 오빠는 그때 부터 시작되었다. 심지어 오빠는 부스터까지 백신을 3차까지 다 접종한 상태여서 덜 걱정했는데, 어쨌든 증상은 현재 더 심하다. 발열 약간, 오한, 근육통으로 시작되더니, 이제는 두통, 인후통, 설사로 왔다. 코로나 발현 순서를 보면 설사가 맨 마지막이던데, 나는 그러면서 오빠한테 거의 다 온 거같아, 벌써 3-4일 앓았고, 설사까지 했으면 이제 끝나가는 거 같아. 하면서 매일매일 희망을 주고 있다. 애도 자동 자가격리인데, 애가 처음에 자가 테스트 음성으로 나와서 (피씨알 못받음..) 우리 부부는 집에서 내내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고 있다. 마스크를 계속 끼니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라 한명씩 발코니에 나가 바람을 좀 쐬고 들어온다. 이 집은 다행히 정원이 크고, 집주인이랑도 얘기가 된 상황이라 애가 너무 답답해 하면 정원에 한번씩 나가 10분 15분씩 좀 놀다가 들어오고 있다. 마침 눈이 많이 오고 있어, 그럭저럭 눈 놀이 좀 하고, 집에서 놀고 이렇게. 다른건 다 몰라도, 얼른 남편의 증상이 나아지기를, 애기가 끝까지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다. 남편이 이 바이러스에 걸릴 당시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못했고, 아마 면역이 조금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어서 나보다 더 앓는건 아닌 가 싶다. 심지어 나는 11주차 임산부 인데! 내가 고열이 나면 어쩌나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나는 그냥 피로감만 있어서 잠을 좀 많이 잤고, 그러고 나서 괜찮아졌다. 정말 다행이지.. 약 한알 복용하지 않고 끝났으니 나야말로 경증인 것 같지만, 오빠는 매일 각종 진통제들을 돌려가면서 쓰고 있다. 휴. 이번주 좀 힘들거고, 아마 다음주는 집에서 자가 테스트 다시 받아보고 괜찮으면 마스크라도 벗고 싶다. 바이러스는 열흘 정도 지나면 없어진다고 하는데, 처음 증상 있었던 시점으로 부터는 일주일 정도 된 거 아닌가 싶은데 이것도 확실치 않다. 나는 나한테 나타난 증상이 모두 임신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침, 발열 증상 같은 일반적인 증상이 없었고, 피곤함, 밤에 오한, 가끔 숨가쁨 같은 평범한 임신 증상이 었다. 그래서 특별히 주의하지 않고, 남편한테 피곤하다는 말만 많이 했었다. 휴.. 다시 산부인과 약속은 2주가 밀렸고, 뱃속에 애가 심장이 뛰는지 딱 확인만 하고 5주 정도 못 보는 상태가 되니 마음이 조마조하다 아직 임신 초기라.. 새싹아 잘 있니? 

 

입맛이 없지만, 잘 챙겨먹고, 환기 하면서 깨끗한 공기도 잘 마시고, 애기 잘 놀아주고 하면서 슬기롭게 넘어가 보자. 아이가 기침을 조금 시작하는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조마조마 하지만, 큰 일 아니고 넘어가기를.. 

 

2022년은 시작이 참 스펙타클 하구나.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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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요즘 논문 작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통 결과가 다 나와야 쓰기 시작하고, 그게 깔끔한데, 결과도 다 나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안 쓰면 이 논문이 너무 진전이 없을 것 같아 인트로를 쓰기 시작했다. 인트로는 어쨌든 큰 스토리를 많이 만들어야 해서 이것저것 관련 논문도 좀 찾아보고, 첫 문장이 튀어나오기를.. 이것저것 문장을 만들어보고 있다. 다행히 첫문장?만 겨우겨우 나온 상태.. 

 

왜인지 너무너무 피곤했다 이번주 내내. 애기 어린이집 보내고 다시 잠을 자려고 하지 않는데, 오늘은 무려 내가 데려다주고 다녀와서 아침도 챙겨먹었으면서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 세시간이나 내리 잤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일 좀 해야하는데, 집안도 정리하고, 그런데 몸이 무겁고 잠이 쏟아졌다. 휴. 이번주 남편이 겨우겨우 시간을 내줘서 일을 또 겨우겨우 시작을 했으면서도 오늘 또 흐트러진 것 같아 속상했다. 그래도 정말 몸이 무거웠고, 애가 와서도 몸이 무거웠고, 남편이랑 또 번갈아보고. 휴. 남편도 일을 못하고, 나도 그러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던 요즘이었다. 

난 줄곧 떠나는 생각만으로 머리속이 가득했는데, 실제로 내 페이스에 대한 고민을 안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모두에게 적당한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이 남편에게도 미안했고.. 어제는 곧 떠나는 동료 두명을 만나고 왔는데, 한명은 지금 떠나도 후회없을 것 같은 결정이었다. 그래 이만하면 됐지 싶달 까.. 한 친구는 어차피 떠날거면 몇 년 더 했어도 좋았겠다 싶다. 당연히 끝이 있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뭔가 끝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빨리 떠날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어떤가? 하면서 여러번 반문 해보게 된 것 같다. 내가 정리는 못하면서도 그럭저럭 한 생각은, 일단 지금 팀과 연구소는 좋은편이다. 뭔가 나를 더 채찍질해서 성과를 만드는 연구소에 갈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지금 현재 포닥 경력 없이 한국에 갔다면 많은 부분을 배우지 못한 채 갔을 것 같다. 이곳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감사히 생각하자는 생각이 일단 들었고. 여기에서 수업도 조금씩 해보고, 논문도 한두편 쓴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은 여기서 바로 사기업으로 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는 애초에 뭐가 되겠다는 생각 같은건 없었고, 그걸 위한 어떤 커리어 라인을 생각해보지도 않았지만 (해봤으면 좋았을걸..ㅋ), 내가 무심결에 늘 드는 생각은 아직은 그래도 티칭을 하던, 연구를 하던, 이 분야에 남아 있어야 겠다는 생각. 내가 연구가 점점 더 두려워지는데 (능력의 한계를 실감), 더 두려워지면 그래 그만해도 되겠다 싶으면 그리고 내 삶이 나를 그렇게 이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은 좀 더 해봐도 되겠다는 생각. 

 

임신 확인만 겨우 하고, 더 확인을 못해봐서 요즘 초조하다. 아이는 잘 붙어 있는 걸까? 아직 태아도 아니고 배아 상태 인 건가? 이제 태아가 되었겠지? 이제 심장이 만들어졌을 까? 아직은 배가 고프면 속이 미슥미슥하고 컨디션이 저조한 거로 봐서는 나름 임신 중인 것 같은데 (먹덧), 뭔가 확인 받고 얼른 정기검진 상태로 들어가고 싶다. 한 한달은 더 지나봐야 완전 안정기로 들어갈텐데, 그러면 배도 많이 나오겠지? 둘째는 확실히 배가 빨리 나와서 인지 벌써 많이 나왔다... 

 

올해 마지막까지 논문 작업을 해야해.. 꼭..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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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다소 멍하게 지내고 있다 요즘. 아마 일을 일주일 가량 놓고 살아서 그런건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막상 일 조금 하고 애 보고 할 때는 일 안하고 애만 보고 살아도 살 수 있을 것 같더니, 막상 일주일 정도 아예 안했더니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아 멍한 상태로 무기력하다. 다시 어떻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나름 폭풍같은 일주일이었다. 남편이 일이 엄~~청 많았던 관계로 내가 일주일 일을 줄이고 애를 전담하기로 했었고 (마침 급한일이 끝났어서), 애기는 컨디션이 오락가락 하더니 하루 유치원 안가고 쉬고, 짧게 가고 등 일 일정을 잡기에는 조금 애로사항이 있었다. 물론 애가 하루 쉬었던 날 내 컨디션도 좋아서 둘이 놀이터 나들이도 가고 나름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긴 하다만.. 역시 행복은 행복이고 일은 일인가보다. 그니까 11월 17일에 논문 수정본 내고, 18일에 그룹 세미나 발표 한 다음에는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다음주에는 뭘 했는지 잘 기억이.. 아마 지원서도 쓰고, 세미나 듣고 그정도 했나보다. 그래 지원서 마감이 하나 있어서 지원서 마감을 저번주에 했고. 병원에 가서 임신을 확인했다. 아직 너무 초반이라 심장도 못 보고 잘 안착한 것 정도 볼 수 있었다. 임신 초반이라 그런지 피곤해졌고, 다행히 아직까지는 입덧이 없이 먹덧 정도 (속이 비면 어지러워.. )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속이 비지않게 조금씩 먹고 있고, 자주 눕고 싶어져서 애기 보면서도 많이 누워있다. 같이 누워서 동화책 보고 그런거.. 처음 몇일은 임신을 받아들이기가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원했던 둘째 임신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닥치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떻게 만들어온 평화인데, 다시 새 식구가 생겨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야 한다니 조금 두려웠다. (이것도 물론 애가 잘 나오면 별 생각없이 되는거겠지..?) 그리고 다시 찾은 내 몸에 큰 변화가 생기니 그것또한 무척 피곤하고, 피곤해서 자꾸 눕게 되니 햇살이도 불만이 있는 것 같고. 모두가 불만족스러운 일주일이 아니었나.. 마음이 무거웠다. 한국에 갈지말지 모르겠는 것도 스트레스에 큰 몫을 했다. 하루아침에 격리 조항이 생기면서 우리처럼 활동력 높은 아이와 격리를 하는게 말이 되는지, 그 격리기간이 크리스마스, 연말, 연휴를 모두 포함하는 타이밍인데 굳이 가야하나 싶기도 하다. 암튼 여러모로 불확실한 것들이 많아지면서 또 피곤해졌다.. 휴.

 

그래도 연휴까지는 아직 2주일의 시간이 남았고, 그 2주일동안 꼭 뭘 해내고자 마음 먹었었는데, 그 마음이 자꾸 약해져서 걱정이다.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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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도 벌써 중반이라니 믿을 수가 없구나..

 

요즘 아이는 어린이집은 그럭저럭 잘 다니는데, 때때로 열도 있고 기침도 하는 등 감기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아 어린이집을 갔다 말았다 한다. 휴. 아이가 건강한게 좋지만 여러모로 보내는게 또 도움이 돼서 웬만하면 보낼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데 마음이 매번 참 무겁다. 그래도 아이는 어린이집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요즘 시국에 어떤 위험에 노출 된 것은 아닐 까 늘 염려된다.

 

우리집 건물에 양성자가 나오면서 갑자기 긴장이 확 올라갔다. 복도에서는 되도록 마스크를 쓰고 (사람이 있건 없건), 되도록 뒷문을 이용해서 거실로 바로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아이는 당연히 항상 뒷문을 이용해서 들어오고, 어른들은 집 문을 항상 열어둘 수는 없으니까 앞 문을 이용해야 할 때는 마스크를 쓰도록.. 남편 방이 복도를 지나야 하는 위치에 있어서 남편이 너무 걱정스럽고 거의 히스테리가 될 지경이다. 남편이 너무 뭐라 하지 말라지만, 너무 괴롭다. 잘 지나가야할텐데 너무 스트레스다. 독일이 나날이 코로나가 오르고 있는데, 다들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다 꽁꽁 닫고 살 수도 없지만, 왜 이렇게 오르는지 모르겠다. 불안하고 걱정되고 초조하다. 

 

밤에 일 해야하는데 이번주는 또 공치는 중이다. 이번달에 지원서도 하나 써야하고, 데드라인도 하나 있고, 그룹 세미나도 있어서 발표도 있는데 뭐 하나 제대로 하고 있는게 없다. 이 또한 너무 초조하다. 아 12월 연말까지 이 한달이 너무 괴로울 것 같다. 얼른 시간이 지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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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신세한탄을 하려던 건 아니었고. 먼저 간 친구를 생각하는 잠깐의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한게 있어서였다 참. 

심지어 올해는 날짜도 헷갈렸나보다. 매해 반복되게 달력에 마크를 해놨다고 생각했는데, 안떠서, 이맘때로만 생각했는데 이틀 지나 있었다. 어쩐지.. 패트릭한테 전화 받은게 그니까 2017년 11월 13일이었던 거다. 

 

얼마전에 친한 친구를 먼저 보내신 분이 하신 인터뷰를 봤는데 (연예인..), 그 친구가 남기고 간 시간까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다음부터 더 진지하게 살고 있다고 하셨다. 나는 그랬나? 이 친구가 다 쓰지 못한 시간까지 우리가 더 잘 살아줘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생각해보진 못했어서 미안했다. 4년 쯤 되니 무뎌진건지.. 날짜도 헷갈리고.. 다시 마음을 좀 다 잡았다. 그래 너가 못한 것 까지 우리가 다 해줘야하는데, 너무 게을렀다.. 교회에 초 두개에 불을 부치면서, 여기서 힘들어 하다가 갔으니 좀 더 편안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남아계신 가족들이 여전히 힘드시겠지만 그 와중에 조금씩 마음의 편안을 찾으셨으면 좋겠다고.. 그러니 주님께서 그 분들을 좀 보살펴 달라고.. 그런 마음을 내 아이 손을 꼭 잡고 빌었다.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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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11월이 되었다. 올해가 벌써 끝나가는 느낌. 다들 올해가 끝나기 전에 뭘 하겠다 하겠다. 이제 마무리를 많이 짓는 모양새다.

 

이제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5시간 반을 지낸다. 와우. 오늘 처음으로 낮잠도 시도했는데 바로 성공하면서 5시간 반으로 쭉 가게 됐다. 애가 힘들어하면 어쩌나 늘 걱정했는데,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하고 아침에도 얼마나 쿨하게 엄마한테 인사하는지.. 다행이다 싶다 ㅎㅎ 아직은 아이가 솔직할 때니까 좋다 싫다를 좀 분명하게 말 하는데, 싫은걸 하면 '아니아니아니' 라고 말하니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떠올렸을 때 아직 애 한테서 부정적인 말이 나오지 않아서 아이가 참 좋아하는 구나 싶다. 휴. 오늘 낮잠에 실패할 까봐 내내 핸드폰을 쥐고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이제 일 시간이 많이 확보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쉴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긴건 더더욱 아니다. 오늘 처음 해본 어린이집 5시간 반 보내고 오전 출근하기. 8시에 애를 어린이집에 내려놓고, 부랴부랴 출근하면 한 8시 반 안에 사무실 도착한다. 또 부랴부랴 오전 일을 한다고 종종 거리면서 일을 좀 하다가, 오늘처럼 쓸데없는 회의도 잠깐 또 꿔다놓은 사람마냥 앉아서 시간 떼우다가 (어쨌든 업무의 연장..), 또 와서 일 좀 하고 부랴부랴 1시 좀 넘어서 출발해서 1시 반에 애를 픽업했다. 4시간 맡길 때는 12시에 찾으면 집에가서 잤는데, 이제 잠을 한시간 자고 나를 만나니까 당연히 애는 잘 생각이 없다. 그럼 다시 1시 반 부터 육아 시작. 무브무브. 집에와서 애 간식 좀 먹이고 (보통은 아침에 싸간 빵 도시락이 남은 경우 그 빵을 집에서 간식으로 먹고), 낮잠을 잤으므로 집에서는 낮잠은 안 잘 모냥으로 그냥 논다. 그러다가 장을 좀 봐야될 거 같아 애를 데리고 슈퍼에 가서 장을 보고, 장 본 걸 정리하고, 빨래 정리를 하고, 그러다 애를 좀 안아주고 책을 읽어주고, 그러다보니 저녁 시간이 되어 남편이 왔고. 저녁을 해먹고, 남편이 주방 정리를 하는 동안 나는 애를 씻기고 잘 준비를 하고, 남편도 주방정리를 마치면 우리 셋이 누워서 노래도 부르고, 말 놀이 (애가 아빠 배 위에 올라탐, 가끔 엄마 배에도 올라탐)를 하다가, 다시 에이비씨 노래를 부르다가 그러면 남편이랑 애는 잠이 든다. 그럼 난 한 30분 정도 핸드폰 보면서 멍 때리면서 같이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나와서 애 놀이터를 정리하고, 어린이집에 입고갈 옷에 이름표 안 붙어 있으면 다림질해서 스티커도 붙이고, 너무 개인정비가 안됐다 싶으면 손톱도 깎고, 좀 멍 때리다보면 10시다. 아 일을 좀 해야하는데.. 싶어 앉을 때는 정말 가끔. 그냥 신의물방울 만화책을 요즘 또 다시 정주행 중 이므로, 만화책을 한 두권 보고 (아니면 책을 보고), 11시 쯤 자러간다. 오늘 70%로 (3일 반일, 2일 종일) 계약서 연장 사인을 했는데, 앞으로 이런 생활이 계속 될 것이다.. 

 

그니까 오늘 낮에 쉬는 시간이 1도 없었네 오늘 휴. 이제 뭐라도 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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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외박한 썰.

 

남편이 호기롭게 외박권을 제안했다. 오잉? 후회할텐데? 힘들어하지 말고 나갔다 놀고온나. 라고 명이 떨어지자마자 친구랑 약속을 잡았다 저번주에. 근데 애가 열감기 나고 컨디션 안좋아서 취소하고, 다시 돌아온 이번주.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계속 고민하다가 (남편과 내 컨디션이 안좋아서..) 결국 오후 늦게 출발했다. 기차를 한 2년 만에 타보다니, 코로나가 없었던 것 같고, 그 사이 내가 애를 낳고 육아를 하고 있었다는게 뭔가 꿈처럼 느껴졌다. 애를 두고 외박하는 건 정말 처음이다.. 기차 창밖을 보면서 멍 때리는데, 참 해질녘이 멋지네, 싶다가도 이 모든게 그냥 현실감이 없게 느껴졌다. 응? 나한테 애가 있다고? 그렇게 2시간 떨어진 친구집에가서 저녁 먹고 술도 평소보다는 좀 더 먹고, 자고 일어나서 뮌헨 시내가서 아이쇼핑을 또 부랴부랴 하고, 점심 먹고, 차 한잔 때리고 집에 4시에 왔다. 기차역에 애기랑 남편이 나왔는데 그게 또 참 반가웠다. 그런데 그렇게 호기를 부리는 바람에 내 컨디션이 엄청 바닥을 쳤다. 사실 나갈 때 부터 내 컨디션이 그렇게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또 안가면 계속 김 샐 것 같아 강행 했는데, 물론 너무 좋았지만 내 감기가 심해져서 콧물이 귀로 넘어가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귀가 멍멍하고 계속 삐- 거리는 느낌이 있어서 무척 힘들었다. 다행히 다음날 우리 온가족이 낮잠을 한 3-4시간 잤는데, 어떻게 애까지 그렇게 낮잠을 길게 자줬는지,, 옆에서 엄빠가 계속 자니까 애도 잤나보다. 그렇게 애랑 뒹굴뒹굴 거리면서 적당히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집에 오니 무슨 와인이 한 10병 도착했는데, 내가 요즘 다시 와인 만화를 보고 있고, 남편은 나한테 뭘 해주고 싶으면 (말로는 안해줘도) 좋은 와인을 한 5병 정도 셋트로 구비해 놓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10병이나 와서 뭐야 이걸 어떻게 다 마셔. 하면서 내심 또 쟁여뒀다. 그 마음은 참 고마워요. 우리 너무 힘들었지 9월, 10월. 11월은 기쁘게 일 잘 하고, 12월도 잘 마무리 하고, 한국가서 즐거운 연말을 보냅시다.!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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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같은 일주일이 또 지났다. 휴.

저번주 수요일에 처음으로 어린이집 4시간 완료 하고 아 이제 드디어 숨통이 트이는구나 했는데 바로 그 날 밤부터 열나고 감기 심해져서 아이는 다시 한 일주일 어린이집을 못 갔다. 애가 아프니 뭐 다른 일정은 다 올스톱되고, 일도 밀리고 뭐 그런저런 말해뭐해 상황이었다. 남편은 왜 인지 애랑 늘 같이 아픈데, 둘이 감기를 주고 받아서 그런가보다. 둘이 같이 자고 있는거 보면 짠하고, 또 계속 자고 있는거보면 꼴뵈기 싫고 ㅋ 뭐 그런 오락가락 + 나의 생리전 증후군 PMS로 내 기분도 바닥을 치면서 뭐 여차저차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었다. 그래도 애 한테는 이상하게 화가 하나도 안나고, 오히려 애가 아픈데 내가 사무실이 워낙 자유로운 곳이라 애를 볼 수 있다며 감사한 마음까지 내내 들었는데도, 왜 인지 죄없는 남편한테만 계속 못 되게 군 것 같다. 내가 마음에 있는 불안과 걱정이 남편한테만 퍼부어지나보다. 생각해보니 역시 미안하지만, 암튼 그당시에는 그랬다. 결혼생활이란게 원래 이런게 아닌가, 한없이 좋다가도, 또 어우 정말 ㅎ 이러고. 그렇게 사나보다.

 

일주일의 하이라이트는 팀동료의 코로나 양성판정이었다. 나는 밀접촉자 였다. 야외에서 마스크 없이 커피 마시는데 옆에 서 있었다. 그 커피도 갈까 말까 (요즘 사무실에 나가면 커피 마실 여유가 없다.. 마음에..) 하다가 또 오랜만에 본 동료인데, 나 혼자만 너무 튀게 그러는 것 같아 꿔다놓은 보릿자루 처럼 서 있는다는게, 그렇게 된거라 나의 줏대 없음을 또 한번 저주했다. 가기싫으면 가질 말지! 안그래도 애는 열감기 걸려서 어린이집도 못가고, 온 가족이 좀 골골대는 상황이라 더 마음이 쓰였다. 암튼 그 메일을 받고 너무 걱정도 되고 무서워서, 오빠 안자면 나와 (애를 재우던 중), 이랬는데 잔단다. 그래, 역시 남의 편이지 남편. 투덜 되면서 핸드폰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나와서, 자 이제 이렇게 하자, 정리도 해주고, 차도 끓여주고, 얘기도 같이 해줘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나는 오빠한테 전날 까지는 미웠는데, 갑자기 위기상황이 되니까 역시 남편밖에 없는거 같다고 얘기했다. 이러라고 위기상황을 만들어 주신건가 싶었다. 

 

다행히 바로 그 날 밤에 음성판정을 받았고, 오늘 부터 아이도 어린이집에 다시 보냈고, 오빠도 출근해서 열심히 일했다. 각자 일하는 날은 또 출근을 해주는게 더 도움이 된다. 아예 눈에 안 보이면 기대도 안하게 되고, 나도 오빠가 일을 잘 하고 있다는 안심도 되고, 마음도 편하다. 오늘 아이가 없는 4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냈고, 내일은 내가 일하는 날이라 하루를 온전히 잘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휴. 저번주도 일이 많이 펑크나서 일이 너무 많이 밀렸는데... 왜 마음을 다 못잡고 이러는지.. 내일은 꼭 잘해서 리비젼 1차를 마쳐야지.

 

그래도 요즘 가을이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