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enkirchener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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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뱃속에 아이가 조금 여유있게 ? 있어주는 바람에 나름 많은 준비를 끝냈다. 

첫 애 때는 예정일 3주 전에 양수부터 터져서 아무 준비도 없이 아이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논문도 냈고, 침대도 설치했고, 옷정리도 얼추 했고, 그럭저럭 아이가 와도 적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예정일은 이제 3일 남았으니까 언제라도 애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인데, 그래서 매일 모두 조마조마한 와중에 일도 하고 정리도 하고 그러고 있다. 그래도 이 얼마나 다행인가.. 끝까지 버텨준 우리 새싹이.

 

큰 애가 둘째를 많이 기다린다. 매일 눈뜨면 '엄마, 애기 왔어?' 하고 묻는다. 아니 아직 엄마 뱃속에 있지~ 그러면 배를 한번 쓰다듬어 준다. 어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잔뜩 가져다가 아이 카시트에 가져다주고는, '애기 오면 이거 줄거야' 하는데, 내가 무슨 복이 있어 이렇게 사랑스런 아이를 키우나 싶어 마음이 뭉클하고 코끝이 시큰했다. 나에게 더 큰 사랑을 주는 우리 아이. 어제 남편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오늘 아빠의 하루는 조금 힘들었어, 아빠를 한번 안아줘. 했더니 성큼성큼 다가가 아빠를 안아준다. 그러고는 토닥토닥. 코끝이 또 시큰. 

 

요즘 일이 참 재밌다. 논문을 쓰는 일도 좋고, 남의 논문을 봐주는 일도 즐겁다. 논문을 집중적으로 봤더니, 역시 집중하는 맛이 있어서 즐거웠다. 집중할 때는 물론 마음이 초조하기도 하고, 마음이 힘들기도 하고 괴롭지만, 어쨌든 그 속에 들어가서 이렇게 하나씩 완성이 되어가는걸 보는 건 참 즐겁고, 이 일을 아직은 계속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했다. 일이 즐거워지고 있는 때에 휴직에 들어가서 아쉬우면서도, 그래도 전과 다르게 틈틈이 더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자리를 잡고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은 욕심이든다. 욕심을 더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