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8
카테고리 없음지원 공고는 한달 전에 봤지만, 역시나 삼일 전에 글씨를 쓰기 시작한다. 하루종일 집에 있는 일과들이 새롭지 않아졌다. 뭔가 이것이 점점 디폴트가 되어가는 느낌. 하루종일 집에있다보니 별로 할 말도 없다. 내 생각에 갇히지 않기를 바라면서. 지금은 이 생각으로 그냥 내 논문으로만 생각이 갇혀서 다른 걸 별로 신경쓰고 싶지가 않은 마음도 있다.
어제는 잠자기 전에, 만약 인터뷰 까지 가게 되어서 내 박사과정에 대해 발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대체 뭘 발표해야하지? 누군가에게 내 박사과정을 어떻게 요약해야할까? 하는 질문을 던졌더니, 정말 막상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었다. 두번째, 세번째 연구 모두 결과가 없고,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하기에는 끝나간다고 말해야하는 것과 모순되는 것 같아서, 정말 하나도 진행이 되지 않은 것 처럼 느껴졌다. 내가 지난 3년 간 대체 뭘 했는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잠을 설쳤다. 과연 나는 지원을 해도 되는 것인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오히려 엄청 드넓은 망망대해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든다. 아직 파도는 없고, 아주 잔잔한 바다에 떠있는 작은 배에 혼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나는 이미 혼자인데, 계속 더 혼자이길 요구받는 기분이 든다.